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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야!

ksub 2020. 9. 28. 12:46



내가 먼저야! 는 이러한 우려에서 출발한 인성교육 그림책이다. 이 세상에 살면서 친구에게 먼저 양보하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지, 또 ‘나’가 있으면 ‘너’도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도록 도와 준다. 발랄한 그림체와 핑커톤의 욕심 부리는 모습, ‘샌드위치’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세워 아이들이 ‘욕심과 양보’라는 개념을 재미있게 깨닫도록 했다.

그리고 ‘옮긴이의 말’에서도 나오듯 비뚤어진 경쟁심을 자칫 의욕, 진취적 자세, 자신감 따위로 미화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부모 스스로 돌아보고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에서 권하는, 또 부모 스스로가 아이에게 강요하는 1등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언젠가 아이가 들어오면서 눈물 범벅이길래 깜짝 놀라 물었더니, 친구들과 함께 재미삼아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1등을 못해서 속상해서란다.

그래서 몇 등 했느냐 물었더니, 5명이 뛰었는데 2등을 했다는데, 2등도 잘한거라고 열심히 뛰었음 된거라고 아무리 달래어 봐도, 1등 하지 못한 서운함에 쉽게 기분이 풀어지지 않았더랬다.

이 책은, 1등만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아이를 위해서 읽어주기 참 좋은 책이다.

갈수록 경쟁구도가 심화되는 사회 속에서 굳이 심어주지 않았는데도 아이 마음에 1등만이 최고라는 생각이 스며 들어 있다는 사실이 조금 서글퍼지기는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줘서 더욱 예쁜 책이기도 하다.

   동물 캐릭터가 나오는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이 책에는 나서기 대장 핑커톤(우리아이는 이름도 너무 웃기고 재밌다나~^^)이 등장한다.

모든 일에 자기가 1등이여만 하는 핑커톤!  미끄럼틀 탈 때도, 책을 읽을 때도, 점심 시간에 급식을 받을 때도 항상 "내가 먼저야!"라고 소리치며 제일 먼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핑커톤.

 소풍을 가는 날, 스쿨버스를 탈 때도 맨 먼저 그리고 맨 앞에 앉아야만 하고, 버스에 내리는 것도, 바닷물에 뛰어드는 것도, 도시락을 여는 것도 맨 먼저 해야만 하는 핑커톤이다.

  어떤 일에든 1등만 하려는 핑커톤의 모습을 보면서 "예쁜 모습이니?" 라고 물었더니 우리아이, 고개를 설레설레~.

"엄마가 보기에도 예쁜 모습은 아니구나!"라고 말하면서 읽어주는데, 아이 표정을 보니 정말 얄밉게 느껴진 모양이다.

^^    핑커톤이 맨 앞장을 서서 걷기 여행을 하던 중에 모래 언덕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

’샌드위치 좋아하는 아이 있니?’ 물론, 이번에도 쏜살같이 뛰어가서 맨 먼저 그렇게 말한 샌드위치(Sandwitch)를 만난 핑커톤.

모래마녀에게 붙잡혀 모래마녀에게 맨 처음으로 해주는 온갖 일들을 해주느라 고생을 잔뜩 하게 된다.

  "옛날 옛적에 무엇이든 맨 먼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돼지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돼지는 똘똘한 샌드위치를 만나 (중략) 뭐든지 맨 먼저 하는 게 가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울먹이고 한숨지으며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 핑커톤.

  모래마녀에게 풀려 나와 스쿨버스가 떠나기 전 도착은 했는데, 핑커톤은 이번에는 스쿨버스에 제일 마지막으로 타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표정만큼은 1등 했을 때보다 더 환하게 웃고 있다.

마지막이라서 기쁘다는 핑커톤.

독불장군은 결코 좋은 모습만은 아니란 걸 깨닫는 하루가 되었다.

  핑커톤이 뭐든지 자신이 먼저이고, 1등만 하려고 하는 모습이 얄밉게 보였다는 우리아이....

 물론 핑커톤처럼 모든 일에 나서기 대장은 아니지만, 1등만을 고집하는 모습이 예쁘지 않는 모습이라는건만은 확실하게 알게 되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핑커톤이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주위의 다른 친구들의 표정도 일일히 짚어주며 보았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이 없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행동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을....

그림 속 핑커톤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알게 되었으리라.

  순위를 매길 수 밖에 없는 것도 있지만, 그 순위가 모든 것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그 순위만으로는 다 드러낼 수 없는 노력들이 있는거라고....

아이들에게 설명하면 얼마나 이해할까? 하지만 이 책은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아도, 1등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것도 우리아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귀여운 캐릭터, 돼지 핑커톤 이야기로 재미있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