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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자는 종종 소름 끼칠 만큼 박식하다. 자기가 들고 온 보따리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밤칠할 데이터나 증거, 통계 수치를 한없이 얼마든지 꺼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의 이야기를 들어도 기분이 개운하지거나 해방감을 느끼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모든 것에 대해 이미 정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답을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사물의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나한테 맡길 생각이 없다. 네가 동의를 하건 말건 내 말의 진리성은 한 치도 흔들리지 않는다 는 것이 반지성주의자들의 기본적인 태도인 것이다.(중략)그들은 우리에게 통고한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이미 끝났다. 너를 대신해 내가 벌써 판단해 버렸다. 그러니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내 주장의 진리성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 고.(중략)나는 지성이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집단적 차원에서 발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성은 집합적 예지 로서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단독으로 존립할 수 있는 것을 나는 지성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굳이 책의 내용을 이렇게 그대로 옮긴 것은 반지성주의가 무엇인지, 반지성주의가 왜 위험한지, 반지성주의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얼마나 팽배했는지를 저자의 말을 빌어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의 기득권세력, 보수라 불리는 세력. 뿐만 아니라 여성을 향해 맨스플레인을 쏟아내는 남성(모든 남성을 말함은 아니다), 등등도 반지성주의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이 책에서는 엮은이 우치다 다쓰루 교수가 11명의 다양한 직업군의 저자에게 원고를 청탁하였고 우치다 다쓰루를 포함, 9명의 글로 구성되어있다. 현대 일본 사회의 반지성주의가 어떤 식으로 드러나고 있는지 가감없이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후세대, 내셔널리즘, 계급 등에 입각한 반지성주의론은 우리나라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여 무서울 정도였다.이런 반지성주의에서 누군가는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 반지성주의자들은 때론 음모론을 무기로 사용하지만 반지성주의 자체가 하나의 음모가 아닐까.요즈음 우리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이나 세태를 보았을 때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미 반지성주의에 잠식당해버린 건 아닌지 걱정과 개탄이 함께 밀려온다. 최소한 알고는 있어야 반지성주의에 놀아나지 않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 차원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책이다.
당신은 반지성주의자입니까?
무지와 왜곡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들, 누군가는 그것에서 이익을 얻는 사회

이 책은 최근 더욱 심해져 가는 일본 사회의 우경화와 소수자 (집단) 혐오, 그에 따른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고 그 밑바탕에는 반지성주의와 반교양주의가 있음을 성찰한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과 논객 다수가 저자로 참여하여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 반지성주의의 역사적, 동시대적 맥락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정치인들의 폭언, 문맥이 삭제된 채 선정적으로 유통되는 담론, 음모론, 혐오 발언이 넘쳐 나는 우리 사회에도 적용되는 유용한 진단과 성찰을 줄 것이다.


들어가는 말 5

1장 반지성주의자들의 초상 - 우치다 다쓰루 13
지성적/반지성적을 나누는 것 / 지성이란 집단적인 현상이다 / 이상주의가 최악의 반지성주의를 낳을 때 / 음모 사관은 왜 되풀이하여 나타나는가 / 인류사상 최악의 반지성주의 사례 / 선구적 직감에는 시간이 관여한다 / 사회적 또는 공공적인 것의 조건 / 반지성주의를 결정짓는 ‘무시간성’ / 미래가 없는 것을 대가로 삼아 / ‘숨겨진 진실’의 발견 / 반지성주의자의 진정한 적 / 선동가는 반복을 꺼리지 않는다 / 정치에 시장은 없다 / ‘국민’이라는 상상의 공동체 / 반지성주의의 본질

2장 반지성주의, 그 세계적 문맥과 일본적 특징 - 시라이 사토시 55
머리말 / 1. 반지성주의의 정의와 일반적 특징 / 2. 현대 반지성주의의 문맥 I / 3. 현대 반지성주의의 문맥 II / 4. 반지성주의의 일본적 특징 / 5. 부인(否認) 선진국 일본

3장 ‘반지성주의’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이 어쩐지 ‘반지성주의’ 같아서 꺼림칙했기 때문에 ‘자, 그럼
무엇에 대해 글을 쓸까’를 생각하고 써 본 글 - 다카하시 겐이치로 103
빠름 / 더욱 빠름, 그리고 ‘뒤틀림’을 바로잡는 일에 대해 / 더더욱 빠름, 여자처럼

4장 어떤 무기보다 파괴적인 것 - 아카사카 마리 121
아는 척하고 싶지는 않다 / 헌법의 구성을 들여다보는 일은 나라를 들여다보는 일 / 밀착인가 아니면 고립인가 / 메이지 시대의 비밀 패러독스 / 우선 꼭대기가 면책을 받는 시스템 / ‘친밀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의 보호를 받고 / 쿠데타로 이룩한 정부이기 때문에 / 말로 표현한 적 없는 살기 힘듦

5장 전후 70년의 자학과 자만 - 히라카와 가쓰미 139
전쟁을 모르는 어른들 /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 / 대중 선동의 강력한 도구로서 / 지성적이었던 전후 독일의 재상 / 피해자라는 위치를 선택한 일본인 / 어른 정치가의 부재 / 우리가 똑바로 보아야 할 것

6장 지금 일본의 계급적 분열에 대하여 - 오다지마 다카시 161
교양과는 인연이 없는 곳에서 / ‘지성’을 ‘도구’로 파악한 사람들 / 속류 ‘양키론’을 배척한다 / ‘마일드 양키’라는 말의 모순 / ‘데키스기 군’과 ‘양키’의 가치관 차이 / ‘전후 민주주의’라는 우등생 사상 / 진행하는 ‘분열’ 스토리 / 생애를 결정짓는 분열은 15세 때 / 진짜 계급이 형성되기 전에

7장 신체를 통한 직감지 - 나코시 야스후미×우치다 다쓰루 대담 183
태초에 결여감이 있을지니 / 지성을 추동하는 근원은 ‘지기 싫어하는 근성’이라고? / 갈망 상태에 있으면 생명력은 향상한다 / 오래된 가요가 갖는 문화 공간 / ‘처세 의리’의 신체화 / 지성을 지성답게 만드는 것 / 지성은 공동체적으로 움직이는 것 / 신체를 통한 직감지 / 문학의 본질은 죽은 자와 공감하는 체험 / 시간과 공간을 접는다
8장 체험적 반지성주의론 - 소다 가즈히로 220
지성의 발동에 지름길은 없다 /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의 대본 지상주의 / 효율과 예정조화 / ‘안전책’이 다큐멘터리를 죽인다 / 관찰영화의 ‘십계’ / 일본 사회에 둥지를 튼 대본 지상주의=반지성주의 / 원자력발전 사고와 반지성주의 / 반지성주의의 질병 이득 / 우리의 반지성주의

9장 과학의 진보에 따른 반지성주의 - 나카노 도오루 236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 (별로) 생각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실험 / 낚시에서 저인망 어업으로 / ‘붉은 여왕’은 계속 뛸 수밖에 없다 / 과학의 종언? / 연구와 대학의 ‘자본주의화’ / 생명과학만의 문제일까 / 저항은 가능할까 / 과학자의 책임

10장 ‘마찰’의 의미-지성적이라는 것에 대하여 - 와시다 기요카즈 258
분열의 과잉 / ‘지성적’이라는 의미 / 다문화성이라는 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