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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 힌두교에서 소는 신성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중동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며, 이유는 인도와 정 반대로 돼지를 성경에서 부정한 동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및 중국, 베트남에서는 개고기를 먹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데, 서양에서는 이를 혐오한다. 반면, 과거 중국 사람들은 서양인들이 소의 젖을 짜먹는 사실에 경악하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도 우유 및 유제품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문화권에 따라 어떤 음식은 선호되고 어떤 음식은 기피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로 신의 명령에 따른 것일까? 각 문화권 내에서 공유되는 독특한 유전적 특성이 있는 것일까? 마빈 해리스는 음식문화의 수수께끼 를 통해 이런 차이가 생태학적 제약과 기회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다시 말해, 싫어해서 안 먹는 게 아니라 먹지 않아서 싫어하는 것이다.1. 사람은 원래 고기를 밝힌다.인간은 잡식동물이다. 그렇다고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을 동일하게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영장류1가 그렇듯 인간도 고기를 갈망하도록 진화했다. 채식에 비해 더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는 식생활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많이 먹었다는 것이 아니다.) 사회통합 또는 통제의 수단으로도 이용되었다. 수렵시대부터 축제나, 중요 제례행위는 특별한 날에 고기를 나누어 먹는 행위 라고 정의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런 전통은 현대까지 이어진다. 회식날 비빔밥을 먹으러 가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이런 연유로 대부분 문화권에서 금기와 갈망이 대상은 동물성 식품이다. 중요해야 애증도 생기는 것이다.2. 신성한 암소의 수수께끼힌두교의 역사에서 소 보호가 언제나 힌두교의 중심원리는 아니었다. 베다 경전은 쇠고기를 배척하지도 암소를 보호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고 초지가 부족해지자 쇠고기의 비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쇠고기는 브라만 등 일부 특권층만 즐길 수 있는 사치재가 되었다.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었고, 결국 힌두교는 소 도살 자체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교리를 전환한다.인도에서 암소는 우유를 제공하고, 수소는 쟁기를 끈다. 또한 소똥은 농사에 필수적인 거름일 뿐 아니라 중요한 난방 도구이기도 하다.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비용은 크게 들지 않는데, 짚, 왕겨, 나뭇잎 등 인간이 먹지 않는 쓰레기들을 먹기 때문이다. 또한 소 도축 금지 때문에 소값이 싸게 형성되어 있어 가난한 농민들이 소유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인도에서 쇠고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그것이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3. 혐오스러운 돼지고기돼지는 모든 포유류 가축 중에서 가장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식물을 고기로 전환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동지역에서 돼지는 혐오스러운 동물로 인식되어 먹지도 심지어 만지지도 못하게 하였다. 중동에서 돼지를 키우는데 어떤 비용이 들어갈까?먼저 돼지는 밀이나 옥수수, 감자, 콩 등을 먹일 때, 즉 인간이 먹는 것을 먹일 때 가축으로서의 효용성이 있다. 소나, 염소처럼 나뭇잎이나 풀을 먹일 수는 있으나 그러면 오히려 살이 빠져버린다. 둘째로 돼지는 물이 많고 그늘진 숲의 골짜기에서 진화한 동물이다. 돼지는 땀을 흘리지 못하기 때문에 진흙창에서 뒹굴면서 몸을 냉각시킨다. 진흙이 없다면 자신의 똥 오줌에서라도 뒹굴어야 한다. 따라서 돼지를 기르기 위해서는 그늘진 환경과 물이 필수 적이다. 셋째로 돼지는 고기를 제공하는 것 외에 다른 기능이 없다. 쟁기를 끌지도 못하며, 젖을 제공하지도 않는다.중동지역은 5000년 동안 산림이 황폐화되고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생태적으로 돼지치기에 부 적합한 환경이 되었다. 따라서 중동에서 돼지를 치기 위해서는 부족한 물과 그늘막을 조달해야 하고 사람이 먹어야 할 곡식을 나누어 먹어야 한다. 인도에서 소 역시 초지 감소로 먹기에 비싼 고기가 되었지만, 쟁기를 끌고 우유를 낸다는 점에서 더욱 유용성이 있었고 결국 보거나 만지기만 해도 축복이 되는 신성한 동물이 되었다. 반면, 돼지는 고기 외에 다른 기능이 없었으며, 결국 만지거나 보기만 해도 나쁜 혐오 동물이 되었다.4.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을까?인도의 소와 중동의 돼지의 사례를 종합해 보면, 각 문화권에서 특정 동물의 고기를 기피하거나 선호하는 여부는 다음과 같다.1) 고기로서의 효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 음식으로 선호된다.여기서 효용이란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의 양을 말한다. 중동에서 돼지는 생태적으로 고비용 구조기 때문에 먹으면 안 되는 동물이지만 중국 및 동남아시아처럼 곡식이 풍부하거나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최고의 고기로서 널리 사육된다. 현대는 기계화된 사육 방식이 도입되어 대량 사육에 적합한 소, 돼지, 닭을 양, 염소에 비해 더욱 많이 먹게 되었다.2) 다른 쓸모가 있는 경우, 유용한 정도에 따라 음식이 되기도 안되기도 한다.말은 고기나 젖을 얻기 위해 사육되지 않는다. 소나 돼지에 비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신 운송 및 수송수단으로 사용되는데 특히, 전쟁이 있을 경우 그 수요가 급증하였다. 전쟁 시에 말고기가 금지되고 평시에 다시 말고기 시장이 형성되는 양상을 보였다.3)유용성이높고 고기로서 효용이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먹는 것 자체가 기피된다.효용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18세기 이후 영국은 말고기 자체를 기피했다. 쇠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등의 더 훌륭한 고기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반면, 몽골제국은 대체재가 없었기 때문에 말을 전쟁에 유용하게 이용하면서도 그 고기와 젖 역시 낭비하지 않았다. 개의 경우, 사냥이나 유목에 의존하는 문화권에서는 개가 대형 초식동물의 단백질을 제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개고기가 기피되었다. 반면 농경문화권에서는 개의 역할이 크지 않고 대체재가 풍부하지 않으므로 종종 식용으로도 취급됐다.4) 고기로서 효용도 낮고유용성도 없을 경우 혐오한다.벌레는 대부분 문화권에서 식용으로 기피된다. 벌레를 먹는 상상만으로도 역겨워 할 정도이다. 하지만 대부분 유인원들이 벌레를 좋아하는 점, 아직 수렵채집을 하는(그리고 동물성 식품이 풍부하지 않은) 지역에서 여전히 벌레를 먹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벌레를 혐오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본성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실상은 벌레가 더럽고 혐오스러워서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먹지 않기 때문에 더럽고 혐오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벌레를 먹지 않는 이유 역시 효용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벌레 개체당 단백질 비중은 높다. 하지만 벌레를 잡고 처리하는 시간으로 나누어보면 효용이 급격히 떨어진다. 쉽게 말해 벌레를 산더미처럼 잡기 보다 사슴이나 멧돼지 한 마리를를 쫓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풍요로운현대에서는굶주림을걱정할필요가적어졌다.하지만먹을 것의효용을계산해야할필요성이없어진것은아니다.세계시장을상대로음식을생산하고파는다국적기업의탄생과함께우리의식생활은과거어느 때보다도일방적인형태의비용/이익계산에구속되어있다.점점 더팔기좋은 것이먹기좋은 것이되어가고있다.우리가늘먹는당연한것들에숨어있던수수께끼를풀고싶은분들에게,음식에대한사고를넓히고싶은분들에게이책을추천한다.
이 책은 세계의 기이한 음식문화에 관해 문화생태학적 입장에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다.
1. 먹기 좋은 음식과 생각하기 좋은 음식
2. 고기를 밝히는 사람들
3. 신성한 암소의 수수께끼
4. 혐오스런 돼지고기
5. 말고기
6. 미국인과 쇠고기
7. 우유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싫어하는 사람들
8. 벌레
9. 개 . 고양이 . 딩고 . 기타 애완동물
10. 식인
11. 더욱나은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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