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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살 우리 아들, 아직 유치원에 다니지는 않습니다. 그전에도 어린이집에 가본 적도 없구요. 하지만, 유치원에 다니고 다녀온 후의 일상을 보여주고 미리 체험하게 해주고 싶었네요 엄마도 궁금하기도 하구요. 이 그림책은 2006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박현정님의 글그림 작품입니다. 2001년 발간된 이 책의 짝꿍책인 다녀오겠습니다는 여아의 유치원에 등원하기 전까지의 시간 속 사물을 그려내어 프랑스에서도 출간된 책이라 하네요.   보통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 책은 사물 하나하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책속 사물에 좀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일상을 추측하고 또 따라해볼 수도 있는 독특한 책이지요. 아이가 돌아왔어요 초인종을 누릅니다 딩동딩동   아이가 초인종 누르기를 무척 좋아해요. 집에 돌아오면 보통 키로 열고 들어오지만 할머니댁에 가면 초인종을 직접 누르고 싶어하지요. 또 책에 나오는 초인종을 보면 아무리 작아도 자기가 누르겠다 하고 엄마에게 딩동딩동을 외치라 한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정말 큼직한 초인종이 있어서 아이들이 누르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겠더라구요. 역시 우리 아이도 누르며 계속 이 페이지를 반복하고 안 넘기려 하더라구요.   집에 돌아와 아이들은 어떤 일상을 보낼까요? 먼저 인사를 하고, 실내화를 신습니다. 아이, 아빠, 엄마 실내화가 각각 예쁘게 표현되어 있네요. 우리집에도 실내화가 있는데 아이것은 따로 없었어요 갑자기 미안해집니다.   손을 깨끗이 씻고 과자를 먹고 장난감 놀이를 하지요. 우와, 아이가 갖고 놀 장난감이 무척 많아요 별게 별게 다 있지요. 무얼 갖고 놀까요?   남자아이다 보니 우리아이처럼 탈것이 무척 많네요. 우리 아들 눈이 쟁반만해집니다. 우리집에 없는 건 없나 두눈 크게 뜨고 살펴보지요. 없으면 사달라 할 요량이겠지요.   그리고 밥을 먹고 목욕하고 잠자리에 드는 거예요. 이런 일상이 짧은 글과 함께 정밀하게 그려진 사물그림으로 대신하게 되는 거지요. 아이가 등장하는 것은 다녀왔습니다 인사할때 뿐이랍니다.   사물들이 등장하니 화자, 주인공 자체가 우리 아이가 되는것 같아요. 책 속 누군가가 주인공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주인공인 셈이지요.   아이와 함께 재미나게 읽고 또 보게 되는 그림책, 엄마 아빠 다녀왔습니다 랍니다

볼로냐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던 박현정 작가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사물그림책 남자아이가 유치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아이가 행동하고 만지는 모든 입체적 사물이 평면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박현정 작가는 선과 색채를 사용하여 사물의 형상이나 이미지를 평면 위에 투영합니다. 일상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물을 애정을 담아 표현합니다. 샤워기의 물구멍은 꽃모양처럼 아름답고, 알록달록 여러 가지 장난감들은 당장이라도 만져보고 싶게 그려져 있습니다. 엄마, 아빠, 아이의 실내화는 보이지 않는 주인의 모습이 그려지는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입니다. 평면적이고 정적인 그림이지만, 그 안에서 생동감과 활기가 넘쳐흐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아름다운 사물그림책입니다.